한때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전 세계 축구를 양분했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가 이제 선수 황혼기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자존심을 다 내려놓지 못한 듯 하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11일 "호날두가 알나스르(사우디아라비아)와 2년 재계약에 합의했지만 현재 모든 협상이 보류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마르카는 "호날두는 알이티하드와 경기에서 패한 직후 곧바로 경기장을 나섰고, 분노를 표출했다"며 "호날두의 사우디행은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알나스르의 기대에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호날두는 지난 2023년 1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서 알나스르로 이적하면서 사우디 땅을 밟았다.

올 시즌 호날두는 39경기에 출전해 33골을 넣는 등 알나스르 유니폼을 입고 현재까지 103경기에서 91골 19도움을 기록하며 여전히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그의 활약에도 알나스르는 우승컵을 들지 못하고 있다. 알나스르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준결승에서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에 패해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이어 사우디 프로리그에서는 18승 6무 6패(승점 60)로 우승권과 거리가 있는 5위에 머무르고 있다.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으로 알나스르는 다음 시즌 ACLE 진출 티켓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사우디 리그에는 다음 시즌 ACLE 참가 티켓이 총 3장 주어지며, 이미 한 장은 이번 시즌 ACLE 우승을 차지한 알아흘리가 가져갔다.

이 같은 상황에도 호날두는 계약 기간이 한 달 남은 알나스르와 재계약 협상 과정에서 자존심을 굽히지 않으면서 파행을 겪고 있다.

마르카는 "호날두는 대의를 위해 헌신하는 프로 선수처럼 행동하지만, 최근 몇 주 동안 보인 일부 행동은 구단 관계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전에 2년 재계약을 합의했지만 현재 모든 것이 보류됐고, 이제는 어떤 옵션을 넣을지 결정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호날두는 구단에 지나친 제안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매체 '오카즈'에 따르면 호날두는 계약 조건으로 사디오 마네, 마르셀로 브로조비치 등을 잔류시키고 벤투, 웨슬리 등 일부 선수 방출을 요구했다. 또한 스페파노 피올리 감독 교체 등 내용도 담겼다.